캐나다에서 병원 가는 법, 워크인 클리닉과 응급실의 차이
캐나다에서 항암 치료 중 직접 겪은 응급실과 워크인 클리닉 이용 방법. 코로나 이후 바뀐 진료 시스템까지 정리해봤습니다.
서론
캐나다에서 항암 치료를 받고 있는 요즘, 몸에 조금만 이상이 생겨도 불안해집니다.
특히 열이 나거나 몸이 평소와 다를 때는 이게 단순한 증상인지,
혹시 응급 상황은 아닌지 걱정이 먼저 떠오릅니다.
그러다 며칠 전, 갑작스럽게 열이 나고 기운이 빠지는 일이 있었고
“지금 이 상태로 병원을 가야 할까?”라는 고민이 머리를 가득 채웠습니다.
그때 처음으로 캐나다의 응급실(ER)과 워크인 클리닉의 차이를 제대로 알아보게 되었고,
그 경험을 기록해두고 싶어 이렇게 글을 씁니다.
본론
1. 캐나다에서는 응급실에 바로 갈 수 있습니다. 하지만…
캐나다에서는 응급실(ER)을 예약 없이 갈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응급실은 "먼저 온 순서"가 아니라 "응급한 사람 먼저" 진료합니다.
예를 들어, 제가 열이 조금 있고 머리가 어지럽다고 해도
심장 마비로 실려 온 사람이나 호흡 곤란 환자가 먼저 치료를 받습니다.
그래서 몇 시간씩 기다릴 수 있다는 점을 꼭 알아야 합니다.
의료진은 응급실에 도착한 환자들을 분류(triage)해서
위급한 순서대로 불러주기 때문에,
단순 통증이나 약한 증상은 몇 시간 이상 기다릴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항암 치료 중이라면 얘기가 조금 달라집니다.
체온이 38도 이상으로 오르거나 오한이 느껴진다면,
즉시 응급실에 가야 한다고 병원에서 배웠습니다.
감염이 빠르게 번질 수 있기 때문입니다.
2. 워크인 클리닉은 간단한 증상에 좋은 곳입니다
워크인 클리닉(Walk-in Clinic)은 원래 예약 없이 가는 병원이었습니다.
감기나 두통, 피부 트러블처럼 비교적 가벼운 증상을 진료해주는 곳입니다.
하지만 요즘은 코로나 이후로 대부분 사전 예약이나 온라인 체크인이 필요합니다.
‘walk-in’이라는 말이 붙어 있어도,
웹사이트에서 먼저 이름을 올리고 대기해야 진료를 받을 수 있습니다.
직접 가서 접수하려고 했다가 헛걸음을 한 적도 있었습니다.
대부분의 클리닉은 온라인으로 접수를 받고,
약속 시간에 맞춰 방문하도록 안내합니다.
그래서 이제는 진료를 받기 전에 꼭 그 클리닉의 웹사이트를 확인하고,
가능하다면 전화로 먼저 문의하는 습관이 생겼습니다.
3. 캐나다 의료 시스템, 알고 나면 덜 막막합니다
처음에는 당연하게 생각했던 병원 시스템이
새로운 환경에 오니 너무 다르게 느껴졌습니다.
응급실과 워크인 클리닉의 차이도 모르고
괜히 진료받지 못하고 돌아오던 날도 있었습니다.
하지만 경험을 쌓아가면서 조금씩 익숙해지고,
“지금 내 몸 상태에 맞는 병원이 어디일까?”를 생각하는 법도 배워갑니다.
특히 항암 치료 중이라면
작은 증상이라도 주의 깊게 살피고, 절대 참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는 걸 다시 느꼈습니다.
아플 때 무조건 기다리는 게 아니라, 바로 도움을 요청할 수 있어야 합니다.
결론
이번 일을 겪고 나서,
캐나다의 의료 시스템은 무조건 느리다거나 불편하다는 생각은 들지 않았습니다.
다만, 어떤 상황에 어떤 병원을 이용해야 하는지를 잘 알고 있어야
불안하지 않고 현명하게 대처할 수 있다는 걸 깨달았습니다.
저처럼 새로운 환경에서 병원 이용이 낯설었던 분들께
이 글이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아프면 참지 말고 꼭 진료받으세요.
몸의 신호는 가장 빠르고 정확한 메시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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